드레스덴· 드덴산책러비회원· 2달 전· 봤어요 1명 · 공감 0 · 댓글 0
드레스덴에서 학교 일도 꼬이고 집 문제도 해결이 안 돼서 그날은 그냥 멘탈이 좀 나갔음. 저녁에 강가 걷다가 갑자기 눈물이 나올 것 같아서 사람 없는 쪽 벤치에 앉았는데, 하필 그때 진짜 눈물이 나옴. 근데 옆 벤치에 있던 사람이 조심스럽게 “혹시 한국분이세요?”라고 물어봄. 너무 놀라서 눈물 멈춤. 내 폰 케이스에 붙은 한국 스티커 보고 물어본 거였대. 나는 민망해서 웃지도 못하고 있는데 그 사람이 휴지를 하나 건네면서 “말 걸기 싫으면 안 하셔도 돼요. 그냥 옆에 앉아도 돼요?” 라고 함. 이게 이상하게 더 좋았음. 괜찮냐고 몰아붙이는 게 아니라 괜찮지 않아도 된다는 식으로 말해서. 조금 떨어져서 앉아 있다가 둘이 천천히 걷게 됐고, 독일 와서 제일 힘들었던 순간 얘기를 했음. 그 사람이 “저도 첫 학기 때 여기서 울었어요. 그래서 이 길은 좀 믿어요.” 라고 하는데 그 말이 너무 조용해서 더 오래 남음. 이름도 늦게 물어봤는데 이미 너무 많은 얘기를 해버린 뒤였음. 헤어질 때 “오늘은 집까지 조심히 가요. 내일은 조금 덜 힘들 거예요” 라고 했거든. 그날 이후로 그 강가는 그냥 예쁜 장소가 아니라 누가 내 옆에 조용히 앉아준 장소가 됨. 설렘인지 위로인지 모르겠는데 그 사람이 내 속도를 맞춰 걷던 장면이 아직도 생각남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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