불러오는 중…새벽 4시에 역에서 학교 선배랑 마주쳤는데 월요일에 진짜 못 본 척 못 함 | 독일살이
잡담·하소연
새벽 4시에 역에서 학교 선배랑 마주쳤는데 월요일에 진짜 못 본 척 못 함
베를린· 오스트크로이츠새벽러비회원· 2달 전· 봤어요 3명 · 공감 0 · 댓글 0
토요일에 베를린 클럽 갔다가
새벽 4시쯤 혼자 먼저 나왔음.
같이 간 애들은 아직 체력 남은 척하고 있었는데
나는 이미 눈이 반쯤 꺼져 있었고,
폰 배터리는 12퍼,
신발은 끈적하고
그냥 인간 배터리 절전모드였음.
새벽 4시쯤 역에서 집 가는 열차 기다리는데
맞은편 의자에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이 앉아 있는 거야.
처음엔 설마 했는데
학교에서 맨날 악보 들고 조용히 다니는 선배였음.
낮에는 진짜 차분한 사람인데
새벽 4시에 둘 다 머리 산발인 상태로 마주친 거.
더 웃긴 건
서로 알아봤는데 30초 동안 둘 다 모르는 척함.
진짜 그 30초가 너무 길었음.
결국 선배가 먼저 피식 웃으면서
“월요일에 학교에서 보면 못 본 걸로 하죠”
이러는데 나도 바로 터짐.
그리고 갑자기 자기 보조배터리를 내 쪽으로 밀어줌.
“폰 꺼지면 집 가는 길 더 피곤해져요.”
그 말이 너무 평범한데
새벽 공기랑 같이 들으니까 괜히 이상했음.
월요일에 복도에서 진짜 마주쳤거든?
못 본 척은 무슨.
선배가 나 보자마자 악보로 입 가리고 웃음.
나도 웃참 실패해서 고개 숙임.
그날 수업 내내 악보는 눈에 안 들어오고
새벽에 보조배터리 밀어주던 손만 생각남.
유학 가면 사람 많아서 익명으로 살 줄 알았는데
이상한 순간에 딱 걸리는 사람이 생기더라.